증권사들 '금투세 유예' 한목소리… "강행 땐 투심 악영향"

입력 2022-11-17 16:28   수정 2022-11-17 16:29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과세 유예 여부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금융당국에 금투세를 유예할 필요가 있단 입장을 공식 전달했다.

17일 오전 금융위원회와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중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금투세 도입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에 대한 업계 목소리를 모았다.

이날 회의엔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 한화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증권사 7곳을 비롯해 리서치·세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 증권 업계는 금투세 도입으로 인해 고액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할 경우 시장 불안과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주식시장 거래가 위축된 상황에서 금투세 전면 도입은 시장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시행 유예 입장인 금융당국에 힘을 보태는 취지로 읽힌다.

한 참석자는 "실제 과세부담 여부와 관계없이 과세부담 가능성 발생만으로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참석자도 "금투세로 인해 세후수익률이 낮아지는 만큼, 우리 증시 거래가 크게 위축될 것이며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투자가 일반화돼 있는 만큼, 우리 증시가 해외투자에 비해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세제 관련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현장에서의 세제 집행 관련 준비도 덜 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장기적으로는 유예 기간을 통해 금투세 세부 내용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세금납부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수적 납세협력비용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점, 공제기준이나 세율 추가 조정이 필요한 점 등이 지적됐다.

아울러 금융위도 금투세 시행 유예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윤수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은 "주요국 통화긴축, 경기침체 우려, 인플레이션 등 주식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현행 시장상황 고려 시 금투세를 당장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금투세 도입을 유예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준다면 유예 기간 동안 투자자 보호 강화, 글로벌 투자자금 유입 확대 등 증시 매력도를 높이는 제도적 조치를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했다.

금투세가 도입되면 대주주 여부에 상관없이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20%(3억원 초과분은 25%)의 세금을 매기게 된다.

현행 세법은 상장 주식 종목을 10억원 넘게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일정 규모 이상인 경우를 대주주로 분류하고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해 20%의 세금을 매겨왔다.

정부가 최근 10여년 동안 평균 주식 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산출한 상장 주식 기준 금투세 과세 대상자는 15만명가량이다. 당초 금투세는 내년 도입 예정이었지만, 윤석열 정부는 주식시장 침체를 고려해 세법 개정을 통해 시행을 2년간 유예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7월 정부는 금투세 도입을 2025년까지 2년간 유예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야당은 예정대로 내년부터 금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여야가 오랜 합의 끝에 통과시킨 법안인 만큼 자본시장 신뢰도를 위해 시행 시기를 섣불리 변경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또한 금투세 유예는 극소수 고액 투자자들에게만 혜택을 주는 이른바 '부자 감세'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금투세 부과를 강행하는 것에 반발, 유예를 촉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개인투자자들의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최근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금투세 주가폭락'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금투세 도입 자체가 증시에 악재라며 금투세 도입이 강행될 경우 2024년 총선에서 낙선 운동도 불사하겠단 입장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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